붕괴된 한국 축구에 씁쓸한 손흥민 한마디 "케인 유로2024 우승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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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한국 축구에 바람 잘 날이 없다. 대표팀 감독이 선임됐는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 '톱-다운'보다 더한 방식이다. 이 와중에 캡틴 손흥민(31)이 절친 해리 케인(30)에게 남긴 우승 기원 메시지가 더 씁쓸하게 느껴진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공식 채널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24) 우승 팀을 묻는 질문에서 "스페인이 유로2024 녹아웃 스테이지(토너먼트)에서 대단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난 잉글랜드가 우승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케인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케인은 잉글랜드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응원했다.
잉글랜드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아래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제임스 매디슨, 잭 그릴리시 등을 제외한 프리미어리그 톱 클래스 선수들에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차출됐다.
유로 대회 전체를 통틀어도 우승 후보라고 평가할 만한 스쿼드였지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엄청난 선수단을 보유하고도 수비적인 운영을 했다. 케인도 조별리그 일정이 끝난 뒤에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야한다고 선수단을 촉구했을 정도다.
부진한 경기력에 결승전까지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좀비 축구' 오명을 씻어내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해리 케인, 벨링엄 등이 중요한 순간에 한 방씩 터트리면서 지난 대회에 이어 또 한번 트로피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케인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손흥민의 말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합작골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함께했던 절친에게 응원이었다. 케인은 지난해 여름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뛰었다가 우승컵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손흥민 말에 더 씁쓸한 감정이 휘몰아친다. 케인은 역대급 스쿼드로 잉글랜드 우승을 향해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아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으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치르고도 대한축구협회 행정 시스템은 더 퇴보했다. 5개월 동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고 프로세스를 통해 검증을 하는 척을 하더니 결국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이임생 기술이사의 판단이었다. 거스 포옛과 다비드 바그너 감독이 준비했던 PPT 등 한국 대표팀 미래를 향한 면접과 인터뷰를 싸그리 무시하고 홍명보 감독에게 읍소하며 북중미월드컵과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쓴소리를 하지 않는 박지성까지 개탄할 정도였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MMCA 플레이: 주니어 풋살'을 끝내고 난 뒤 미디어 앞에 선 그는 "가장 크게 드는 감정은 슬픔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많은 게 변했고 앞으로도 변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달라진 게 없다. 그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참담함이다. 지금은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의 신뢰는 떨어졌고,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위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홍명보 감독 사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과정을 이기는 때가 너무나 많았다는걸 잘 알고 있지만 이번 사례는 너무 커서 결과가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가늠이 되지 않는다. 회장님이 스스로 선택을 하셔야 하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라고 작심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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