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양궁 역사 갈아치운 韓 오선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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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은 ‘한국 선수 결승 맞대결’ 끝에 임시현이 ‘양궁 3관왕’으로 마무리됐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선수 두 명이 환한 미소를 지은 가운데 포디움에는 프랑스 선수가 올라섰다. 동메달을 따낸 프랑스의 리자 바벨랭이다.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동메달결정전. 한국의 전훈영이 동메달을 따낸다면 ‘금은동 싹쓸이’에 성공한다. 하지만 전훈영은 프랑스의 리자 바벨랭에게 4-6(27-28 29-27 26-28 29-26 27-28)으로 아쉽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반면 깜짝 메달을 따낸 바벨랭은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여자 개인전 동메달. 단일 대회 양궁 종목에서 ‘멀티 메달’을 따낸 것은 프랑스 역사상 처음이다. 프랑스가 앞선 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따낸 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개인전 금메달(세바스티앙 플루트), 2008 베이징 대회 여자 단체전 은메달, 2016 리우 대회 남자 개인전 은메달(장샤를 발라동)까지 3개뿐이었다.
그런데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최초의 메달(은메달)을 따냈고, 여자 개인전에서도 첫 메달(동메달)을 기록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깜짝 메달을 따낸 프랑스 양궁의 비밀은 ‘한국 감독 영입’이다. 파리올림픽 개막을 2년 반 남기고 프랑스양궁협회는 결단을 내렸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두 차례에 걸쳐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오선택 감독을 영입한 것. 당시만해도 목표는 ‘메달 1개’였다.
물론 초기에는 갈등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체력 훈련을 중시하던 프랑스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오선택 감독은 근력이 부족한 남자 선수들에게 여자들이 쓰는 강도의 활을 쓰게 했고, 전체적으로 최대 600발의 화살을 쏘게했다. 반복 동작으로 활을 쏘는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 니콜라스 베르나르디는 “오 감독은 많은 변화를 줬다. 우리는 전보다 훨씬 더 많은 활을 쏘며 체계화된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깨 쪽에 힘을 더 기르는 훈련을 통해 자세도 더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식 훈련법을 도입해 근력 훈련과 멘탈 트레이닝도 새로운 방법을 접목 시켰다. 효과가 바로 나왔다. 새 기록들이 쏟아졌고 유럽 챔피언십, 세계대회 등에서 메달을 따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이 하고 있는 ‘가상 경기장’ 훈련까지 더했다. 그리고 달콤한 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프랑스가 ‘한국 감독 효과’를 보며 웃고 있는 반면 ‘양궁 강국’ 인도는 대회 직전 ‘한국 감독 경질’을 한 뒤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앞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전 은메달,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터라 실망감은 더 컸다.
2022년부터 인도 대표팀을 지도해온 백웅기 감독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에 도착했지만, “남은 AD카드가 없다”며 황당한 경질 통보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대표팀 2관왕을 이끌었떤 백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에서 제외됐다, 굴욕적이면서 모욕적”이라고 항의했지만 인도올림픽위원회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백 감독도 인도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백 감독의 노하우를 충분하게 빼먹었다고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예민하게 오조준을 해야하고 선수들의 멘탈, 작전까지 필요한 올림픽 본선에서 감독이 빠지자 아비규환이 됐다.
12년 만에 남녀와 혼성 등 단체전 3종목 모두 본선 진출하는 데 성공한 인도는 남녀 단체전에선 시드를 받아 8강부터 경기를 시작했지만 나란히 첫 경기부터 패하며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여자부에서는 4점짜리 실수도 나왔다. 이어 혼성 단체에서는 4강전에 한국을 만나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미국에 2대6으로 졌다.
인도 국민들은 현재 무모한 결정을 내린 인도양궁협회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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