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최약체' 이끌고 금메달 지휘한 여자양궁 감독 "나도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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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역대 가장 약한 대표팀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금메달 3개에 은메달 하나까지 쓸어 담은 여자 양궁 대표팀의 양창훈 감독은 "나도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여자 양궁 대표팀은 3일로 2024 파리 올림픽 경기 일정을 마감했다.
이날 끝난 여자 개인전에서 임시현(한국체대)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임시현과 결승 '집안싸움'에서 진 남수현(순천시청)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대표팀은 앞서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10연패를 달성했고, 임시현이 김우진(청주시청)과 짝을 이뤄 출전한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개인전 동메달 하나만 빼고, 가능한 모든 메달을 가져온 여자 대표팀이다.
이번 여자 대표팀이 구성됐을 때 경험 부족이 대표팀의 발목을 잡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훈영, 남수현의 국제대회 경험이 전무하다는 데서 오는 걱정이었다.
양 감독은 "초반에 월드컵 나가서 중국에도 밀리고, 성적이 안 좋고, 선수 구성이 싹 새로 바뀐 터라 최약체니, 구성이 약하다느니, 이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선수들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양 감독의 지도 아래 하루 400∼500발씩 화살을 쏘며 맹훈련했다.
팀 훈련을 마치고 쉬던 양 감독이 밤에 나와보면 선수들이 별도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양 감독은 "선수들이 하루에 600발 쏜 적도 있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선수들이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의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도, 양 감독은 솔직히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양 감독은 한국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양궁 금메달 4개 모두를 석권했을 때도 여자 대표팀 감독이었다.
'솔직히 감독님은 안 불안했느냐'는 질문에 "안 불안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답한 양 감독은 "리우 때도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잠은 잘 잤다. 너무 피곤해서"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파리에서 경기 전 자잘한 '사고'가 있었던 것도 양 감독의 불안감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버스 기사들이 길을 잘 몰라서 1시간 넘게 차 안에 있고, 테러 우려 때문에 2시간이나 버스에 갇혀 있기도 했다"면서 "이런 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오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려와 불안감을 딛고 여자 대표팀은 세 차례나 시원하게 금빛 과녁에 화살을 명중시켰다.
이제 남자 대표팀 차례다.
4일 끝나는 남자 개인전에서는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 세 선수가 모두 16강까지 올라가 있다.
남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면 한국 양궁은 리우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 전종목 석권에 성공한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서 혼성전이 도입되며 양궁 금메달 수가 5개로 늘어났기 때문에 '금메달 5개' 싹쓸이는 처음이 될 터다.
어깨를 짓누르던 부담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진 양 감독은 "금메달 3∼4개를 목표로 잡고 왔는데, 벌써 4개 땄고, 은메달까지 하나 땄다. 내일 남자애들을 내가 뒤에서 막 푸시하겠다. 5개 딸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응원하고 파이팅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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