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24년 만에 개인전 금·은·동 싹쓸이?…컨디션-기량 최고, 적수가 없다 [파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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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태극기 3장이 한꺼번에 걸릴 수 있을까.
파리에서 다른 나라 궁사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한국 여자 궁사들 실력을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24년 만의 진풍경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침 대진표도 금·은·동 싹쓸이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 3개 싹쓸이를 해낸 한국 양궁이 이제 남녀 개인전에 돌입한다. 3일 여자 개인전이 결승까지 열리는 가운데 한국은 이 종목 4연패에 도전한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3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리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 나선다. 3명 모두 64강과 32강을 무난히 통과한 가운데 3일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소화해 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은 파리에서 최상이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미국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여자 양궁 개인전서 한국 선수들이 노골드는 물론 노메달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외신이 부정적인 시선을 적지 않게 보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면서 경험을 쌓았지만 남수현과 전훈형은 올림픽이 양궁 인생 첫 메이저대회인 탓에 이번엔 한국 여자 양궁이 개인전 금메달 혹은 메달을 놓칠 것으로 전망됐다.
뚜껑을 열고보니 기우였다.
한국 여자 양궁은 이번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시드는 가리는 지난달 25일 랭킹 라운드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에이스 임시현이 720점 만점에 694점을 쏴 파리 올림픽 첫 세계신기록을 수립했고, 남수현이 688점을 기록해 임시현과 함께 종전 올림픽기록(2020 도쿄 올림픽 안산 680점)을 깨트린 것이다. 임시현이 1위, 남수현이 2위를 차지했다. 전훈영이 664점으로 13위를 차지했지만 대진표 상으론 임시현과 남수현을 4강까지는 만나지 않는 순위가 됐다.
이어 3명은 지난달 28일 열린 여자 단체전에서 대만은 세트스코어 6-2로 완파한 뒤 네덜란드와 4강, 중국과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연승을 챙기고 이미 금메달 하나씩 손에 쥔 상태다.
여기에 임시현은 2일 벌어진 혼성 단체전에서 남자 에이스 김우진과 짝을 이룬 뒤 대만, 이탈리아, 인도, 독일을 연달아 누르고 이번 대회 2관왕이 됐다.
이제 여자 개인전 차례다. 한국은 전훈영이 3일 오후 4시58분부터 대만의 레이친잉과 16강전을 치른다. 이어 임시현이 메간 하버스(영국), 남수현이 마리 호라츠코바(체코)와 8강 티켓을 다툰다.
3명 모두 준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어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나눠 갖고 시상대를 휩쓰는 상황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개인전에서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서향순이 우승한 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안산까지 총 10차례 올림픽 중 2008 베이징 대회를 제외하고 9차례 금메달을 거머쥐었으나 금·은·동을 모두 따낸 적인 1988년 서울 대회 김수영(금), 왕희경(은), 윤영숙(동), 2000년 시드니 대회 윤미진(금), 김남순(은), 김수녕(동) 등 두 차례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다보니 변수가 많아 1~2명이 중간에 미끄러지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 만큼 어려운 게 금·은·동 싹쓸이인데 이번 대회에선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상이고 바람 등 변수에도 대처를 잘 하고 있어 시상대 점령을 기대할 만하다.
물론 상대도 어렵다. 전훈영의 16강 상대인 레이첸잉은 세계랭킹 1위 캐시 코폴드(미국)를 32강에서 누른 만큼 실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시현은 8강에서 라이벌 중국의 리제만을 만날 가능성이 크고, 남수현은 인도 백전노장 디피카 쿠마리와 8강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조금 삐끗하더라도 금세 기량을 되찾아 압승 혹은 역전승 거두는 사례가 상당수라는 게 긍정적이다. 마침 해외 베팅사이트들도 이번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배당률 1~3위를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순으로 매기고 있다. 대회 전 한국 여자 양궁에 대한 저평가가 싹 사라진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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