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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전술·전략 안 보여 답답... 더 큰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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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오만 전에 이어 요르단전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오만과 요르단은 피파 랭킹에서도 한국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 지난 2연전에서는 홈으로 상대를 불러들여 선제골까지 넣고도 동점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점을 날려야만 했다.

요르단 전 후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홈에서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해 축구 팬들을 분노케 했다. 일련의 논란과 경기에 대한 평가를 듣고자 지난 27일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멤버하고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카타르 월드컵 때보다 선수들은 더 좋아졌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요.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더 성숙되어 있고 경험도 많이 쌓였고요. 당시와 놓고 봤을 때는 유럽화의 비율도 더 높아졌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카타르 월드컵 때 비교해 낮아졌다고 볼 수 없어요."

- 결과적으로 2022년 당시보다 경기력이 저하된 것 같아요.
"2022년과 지금을 비교 하자면 물론 벤투 감독도 과정에서 분명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오랫동안 팀을 이끌면서 하나의 전술 콘셉트, 하나의 게임 플랜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마지막에 이뤄냈잖아요. 그래서 평가가 뒤집어졌고 좋은 결과를 냈던 건데 그 이후에 감독이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바뀌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고요.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당연히 선수 개인이 좋더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고 경기력도 좋아질 수 없죠."

- 홍명보 감독 전술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어쨌든 저희는 밖으로 보이는 전술적인 문제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이번 두 경기만 놓고 보면 전술 콘셉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게임 플랜, 전술 콘셉트가 잘 보이지 않으니까 답답할 수밖에 없죠. 사실 홍명보 감독이 전술적인 부분에 특화된 감독이 아니죠.

감독의 유형을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크게 보자면 선수들 개개인의 동기부여를 끌어올려서 의지를 북돋게 하고, 선수들의 도파민을 폭발시키면서 끌어나는 감독 유형이 있습니다. 또 어떤 감독은 꼼꼼하게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라며 전술을 잘 짜고 그 틀 안에서 선수들을 끌어가죠. 전술을 잘 짜면서 팀을 끌어가는 감독으로 펩 같은 감독을 꼽을 수 있죠. 홍명보 감독의 유형을 보자면 전자죠. 선수 개개인들의 욕구, 의지 이런 것들을 끄집어 올리려는 거예요. 외국인 전술 코치를 붙였던 이유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부정적 여론이 홍명보 감독의 전술 부족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도 지적하죠."

-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부족이 가져리고 있다는 건 한국 축구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당연합니다. 주목해야 할 포인트도 여기에 있습니다. 홍명보 체제가 지금껏 보여준 전술 역량 부족을 채울 수 있을지,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핵심 쟁점이 될 것입니다."

- 요르단 전의 경우 한국의 공 점유율이 75%였어요. 근데 슈팅이 12대11이었고 유효 슈팅은 3대3이었어요. 골 점유율이 압도적인데 슈팅 숫자는 비슷했어요.
"사실 현대 축구에서는 점유율이 높다고 축구를 잘했다고 볼 수 없어요. 이번 경기들이 아쉬운 건 우리가 홈에서 경기를 치렀고, 상대가 우리보다 피파랭킹 순위도 낮았다는 거죠. 이럴 때는 상대를 압도하는 파이널 서드에서의 슈팅이 나왔어야 합니다. 근데 그런 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건 결국 상대의 수비를 열 수 있는 공격 전술의 디테일한 패턴이 적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경기 전반적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유기적인 플레이가 이뤄지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어요.
"물론 이번에는 수비엔 김민재가 빠졌고 1차전 뛰었던 이강인 선수가 2차전 못 뛰었고 몇몇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가 있었죠. 그럼에도 3차 예선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우리 경기력이 아주 좋았던 경기를 뽑기가 어렵습니다. 공격과 수비 다 유기적이라고 하는 게 무슨 표현일까 생각을 해보면 뭔가 딱딱 맞아서 움직인다는 거잖아요. 마치 선수들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얘기인데 이처럼 움직이지 못했다는 얘기는 어떻게 뛰자는 약속 패턴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 오만전 이후 부상으로 인해 이강인, 백승호, 정승현 등 세 선수에 대해 소집해가 이루어졌어요. 그 이후 대체 선수 발탁을 안 했는데요.
"정승현 선수는 일단 주전으로 뛰었던 수비수가 아니니까 그랬던 것 같은데 미드필더는 사실 이강인, 백승호 선수가 둘 다 빠졌기 때문에 뎁스가 엷어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황인범 선수가 돌아온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대체 선수 발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건 판단의 영역이죠. 급하게 다른 선수를 뽑아서 쓰는 것에 대한 적합성 등이 고려된 판단 같습니다."

- 이강인 선수의 부상 정도는 어떤가요?
"선수 측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다행히 부상 정도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실제 요르단 경기도 현장 가서 지켜봤어요. 이제는 목발 없이도 그냥 자연스럽게 걷는 수준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프랑스로 돌아가서 당장 경기를 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홍명보 감독은 요르단 전후 기자회견에서 연이은 무승부에 대해 "홈에서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걸 안다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어요.
"개인적으론 이런 표현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홈에서 우리 팬들이 더 많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하면 되는데 자꾸 에둘러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홍명보 감독이 선임될 때도 그랬습니다. 원래는 울산에 남을 거라고 얘기했다가 입장을 바꿔서 감독직 하겠다고 했을 때도 "내 안에 뭔가가 나를 움직였다"라고 얘기했단 말이에요. 그냥 차라리 "저 솔직히 이번에 너무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했으면 되잖아요. 에둘러 표현하는 말투가 불필요한 오해나 논쟁을 일으키는 거죠."

-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잔디 언급을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뭘까요?
"손흥민 선수가 무승부라는 결과를 얻은 게 잔디 때문이라고 말한 게 아닙니다. 손흥민 선수도 이야기했잖아요. 이런 결과에 대해 선수와 팀의 부족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잔디가 좋아야 경기 전체 수준이 올라가는데 이번뿐만 아니라 매번 한국에 올 때마다 잔디가 너무 안 좋아서 자꾸 잔디 이슈가 불거지니까 잔디를 어떻게 해달라는 거예요. 주장으로서 한국 축구의 인프라 특히 잔디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언급할 만했다고 생각합니다."

- 본선 진출 가능성은 높아요. 하지만 대표팀 목표가 본선 진출은 아니잖아요. 향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맞죠. 저는 우리가 본선에 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열심히 응원도 할 거고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부터 연속 진출하고 있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경기장 본선 티켓이 48장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표팀이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는 팀이 아니잖아요. 우린 본선에서 어떤 경기력, 어떠한 결과를 낼지를 목표로 하잖아요. 목표가 본선이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멤버들이 역대급인 건 분명합니다. 남은 건 이들을 어떻게 조직적으로 묶을 것인가입니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이 앞으로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본선 경쟁력을 생각해야 하는데 이런 고민도 있습니다. 본선은 지금까지 해온 아시아 예선과는 달라요. 예선을 치르면서는 '상대의 밀집 수비를 어떻게 깨냐'가 고민이었다면 본선에서는 '어떻게 수비해야 하냐' 고민해야 합니다. 전술 콘셉트를 완전히 바꿔서 또 준비해야 하거든요. 앞으로 1년 동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 이번에 정몽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4선에 성공했잖아요. 그게 축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거로 보시나요?
"기본적으로 그게 누구든 16년은 너무 깁니다. 물이 고이면 썩기 때문에 원래 두 번까지만 하라고 법으로 만들어 놓은 거고 16년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한국 축구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하지만, 정몽규 회장을 대신할 인재가 없는 것인가 하는 고민과 아쉬움도 있습니다. 준비되고 능력 있는 분들이 많이 용기 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축구의 좋은 인프라를 만들어서 세계적 선수를 계속 배출하는 데 기여해 주길 바랍니다. 끊임없이 세계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배출되는 거 보면 때론 놀랍기까지 합니다. 필요한 건 이들을 담아낼 좋은 그릇과 리더입니다. 준비된 리더가 우리 앞에 나타나길 열심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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