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런 고민할줄 상상도 못했다…KBO 역사상 가장 강력한 단기 알바 등장 "앞으로 내 운명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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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상상도 못한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에이스'로 점찍었던 크리스 플렉센(32)이 개막 초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플렉센은 지난 4월 3일 잠실 한화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왔으나 2회 투구 도중 마운드를 내려갔다. 병원 검진 결과는 오른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손상 진단이었다.
빠르게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를 물색한 두산은 KBO 리그에서 경력을 쌓은 좌완투수 웨스 벤자민(33)을 영입했다.
KT 시절 통산 31승을 쌓은 경력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최근 기세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벤자민은 지난달 21일 잠실 NC전에서 8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완봉승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정도로 그의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잠실 KT전에서도 7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벤자민은 2일 잠실 한화전에서 6⅓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한화 타선을 상대로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벤자민은 최고 구속 149km까지 나온 빠른 공과 더불어 커터, 커브, 체인지업, 싱커, 스위퍼 등 다양한 변화구까지 더하면서 한화 타선을 혼란에 빠뜨렸다.
경기 후 벤자민은 동료들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우리 팀이 잘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됐고 타자들은 필요한 순간에 득점을 해서 마음이 편했다. 특히 이영하가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끝까지 마무리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라는 벤자민.
특히 벤자민은 "외야에서 카메론이 까다로운 타구를 잘 잡았다. 내가 뒤돌아 볼 때마다 항상 아웃카운트를 잡아주는 박찬호도 있다. 박찬호 같은 선수가 내 뒤에서 수비를 해주는 것 자체가 나에게 영광이다. 매우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선수는 바로 파워히터 정수빈이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과연 그는 공포의 한화 타선을 상대로 어떻게 무결점 피칭을 할 수 있었을까. "솔직히 한화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1년 동안 미국을 다녀오면서 한화라는 팀은 많은 변화가 있었고 내가 이전에 KBO 리그를 뛸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 한화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라는 벤자민은 "내 장점을 극대화해서 투구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그게 잘 풀리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필요한 상황에 커브가 적절하게 제구가 잘 됐다. 양의지와 호흡도 잘 맞았던 경기"라고 말했다.
벤자민이 두산 입단 후 8경기에 나와 보여준 퍼포먼스는 47⅔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2.27. 웬만한 1선발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KBO 리그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6주 알바'의 등장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2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물이 올랐다'라는 표현이 정확하게 들어 맞는다.
어쨌든 지금 그의 신분은 여전히 6주 계약을 맺은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두산은 더욱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통산 35승이라는 경력을 쌓고 총액 100만 달러에 두산으로 돌아온 플렉센과 지난해 10승을 거두며 사실상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잭 로그 모두 포기하기 어려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잭 로그와 총액 11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과연 벤자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플렉센은 7월이 지나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 따라서 당분간 벤자민과 동행은 이어지겠지만 언젠가 선택의 시간은 다가올 수밖에 없다.
벤자민은 "지금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나에게 기회를 주신 두산 베어스에게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고 앞으로 내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좋은 경기력을 계속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점점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앞으로 벤자민이 어떤 퍼포먼스로 두산을 고민에 빠뜨리게 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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