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진출 실패' LG 왜 회심의 카드 못 쓰고 졌나…정규시즌 주전 야구→준PO 혈투→타격 침체 악순환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준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를 펼친 LG가 플레이오프에서 2024년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구에서 당한 2패가 치명타였다.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어졌던 '선발의 불펜화'가 정작 플레이오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리드하는 상황이 많지 않아 히든카드를 제대로 쓸 틈도 없었다.

LG 트윈스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1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 지난해 우승 팀 '디펜딩 챔피언' LG는 2024년 시즌을 플레이오프에서 마쳤다. LG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을 왕조 건설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정규시즌 3위에 그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쳤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부터 5경기 혈투를 펼치느라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4차전은 7회까지 0-0 접전이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패를 떠안았던 선발 디트릭 엔스가 무려 9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재충전을 마친 엔스는 6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임무를 마쳤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9경기째를 치르고 있는 타자들이 지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를 상대로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0-0이 계속됐다.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손주영이 8회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좌중간 결승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패전을 안았다. 손주영은 플레이오프부터 사흘씩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강행군을 펼쳤는데 결국 홈런 한 방에 패전을 안게 됐다.

투수 운영에서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빛을 발한 선발투수의 불펜 전환이 플레이오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불펜 싸움을 펼칠 틈도 없이 첫 2경기를 쉽게 내줬다. 연패에 빠지면서 너무 일찍 코너에 몰렸다. 1차전 선발 최원태는 단 3이닝 만에 5점을 빼앗기고 패전을 안았다. 2차전 선발 손주영은 예정보다 하루 일찍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펼쳤지만 4⅓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대구에서 2경기를 내주는 동안 승부수를 띄울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의 영웅이었던 에르난데스는 그렇게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등판 기회 없이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LG는 에르난데스가 나온 3차전만 1-0으로 어렵게 이겼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에르난데스는 1차전에서 2-3으로 끌려가던 8회(2이닝), 2차전에서 4-2로 앞선 6회 1사 후(1⅔이닝), 3차전에서 6-5로 앞선 9회 1사 후(⅔이닝) 등판했다. 4차전은 5-5로 맞선 8회(2이닝), 5차전은 4-1로 앞선 9회(1이닝)에 나왔다. 5경기 가운데 3경기가 리드하는 상황이었고 끌려가는 경기도 점수 차는 1점에 불과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에서 LG는 모두 경기 초반에 많은 점수를 빼앗겼다. 에르난데스가 3차전에야 플레이오프 첫 등판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타선 침체는 필승 카드 에르난데스의 등판 타이밍이 사라진 결정적인 이유다. 2차전과 4차전이 비로 하루씩 밀리면서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모든 경기 사이에 하루 휴식이 생겼는데도 힘을 쓰지 못했다.

LG는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10점을 뽑았다. 1차전 4점, 2차전 5점 가운데 대부분의 점수는 경기가 삼성 쪽으로 기운 뒤에 나왔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느라 지친 기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이 1, 2차전 합계 홈런 8개로 라이온즈파크효과를 100% 누린 반면 LG는 장타력에서 크게 밀렸다.

19일 4차전에서는 레예스에게 7회까지 3안타 무득점으로 묶였다. 주루마저 통하지 않았다. 1회 홍창기, 2회 오지환의 도루 실패가 나오면서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7회말 1사 1, 2루에서는 발 빠른 신민재의 병살타라는 계산 밖의 상황까지 나왔다.

정규시즌에 거의 쉬지 못했던 야수들은 포스트시즌이 진행될 수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LG는 10개 구단 가운데 주전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이었다. 벤치 멤버 중에서는 전문 대주자를 제외하면 멀티 포지션 내야수 구본혁과 백업 포수 허도환, 우타 유망주 김범석까지 3명의 몫이 절대적이었다. 사실상 12명의 야수와 대주자로 144경기를 운영한 셈이다. 게다가 30대 야수들의 비중까지 커서 체력 문제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3차전까지 타선이 안 터졌다. 한 번은 터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수들이 지쳐도 타이밍이 늦는 게 보인다. 피로도가 쌓이니까 자기 타이밍보단 조금 늦다"고 덧붙였다. 감독도 아는 원인, 타선은 터질래야 터질 수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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