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팀정보

공만 돌리는 ‘노잼 축구’… 등 돌린 붉은 악마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공만 돌리는 ‘노잼 축구’… 등 돌린 붉은 악마




축구 국가대표팀이 18일 가나를 1대0으로 꺾고 올해 A매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홍명보호는 올해 8승 3무 2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고, 내달 5일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2번 포트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본선을 대비해 시험 가동한 스리백 전술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최근 무실점 3연승 기세에도 이를 바라보는 팬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가나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수용 인원 절반 정도인 3만3256명의 관중이 입장해 관중석 빈자리가 휑하게 드러났다. 지난달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선 관중이 고작 2만2206명에 그쳐 2010년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 역대 최소 관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티켓이 동나던 1년 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작년 3월 태국전(6만4912명), 6월 중국전(6만4935명)과 비교하면 대표팀 인기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늦가을 추운 날씨 때문에 팬들이 줄었다고 변명하기도 어렵다. 2023년 11월 싱가포르전엔 6만4381명이 운집했다. 스타 선수 하나 없는 동남아 약체와의 맞대결이었지만, 축구 대표팀을 향한 팬심으로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것이다.



공만 돌리는 ‘노잼 축구’… 등 돌린 붉은 악마




◇매력 없는 축구, 멀어지는 팬들

소비자가 상품 구매를 위해 지갑을 열기 위해선 그만한 가치를 느껴야 한다. 가나전 입장료는 프리미엄석 27만~35만원, 1등석 9만~18만원, 2등석 5만~7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이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큼의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팀은 이번 볼리비아·가나전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전반엔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기 어려울 만큼 인상적인 장면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축구 팬들 입장에선 꼭 골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득점을 위해 조직적으로 공격을 펼쳐 나가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기 마련인데, 홍명보호는 후방에서 공만 돌리다가 의미 없는 긴 패스로 상대에게 쉽게 공을 빼앗기는 패턴을 반복했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공격에서 좋은 장면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축구 자체에 매력이 없다”며 “눈이 즐거운 축구를 보여준다면 팬들은 저절로 찾아올 텐데 팬 관심에서 멀어지는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경기력이 안 좋으니 안 보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호감 협회’가 불러온 불매운동?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고, 협회 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나며 정몽규 회장이 국정감사에 불려 나가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공정’을 주요 가치로 여기는 대다수 젊은 축구 팬들이 협회에 등을 돌렸다. 지난 14일 볼리비아전이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도 홍 감독의 얼굴이 전광판에 나오자 야유가 터져 나왔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협회가 팬들의 비판 여론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팬들이 스스로 ‘불매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나전을 찾은 한 관중은 “예전에는 축구를 아주 좋아하지 않더라도 축구장에 온 경험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즐기던 팬이 주위에 많았지만, 요즘엔 대표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커지면서 라이트 팬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 같지 않은 스타 파워

스포츠 흥행에서 핵심적인 요소는 ‘스타 파워’다. 지난 9월 ‘아이콘 매치’가 열린 상암에 6만4800여 관중이 들어찬 것도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청소년 팬들에겐 게임 속 영웅인 레전드 스타들의 존재 덕분이었다. 한국 대표팀엔 손흥민(LA FC)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스타들이 건재하다. 그럼에도 이들의 티켓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흥민은 지난 8월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떠나 MLS(미 프로축구)로 이적하며 큰 무대를 떠났고, 이강인과 김민재는 올 시즌 각각 소속 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불어 올해엔 전체적으로 유럽파가 부진한 가운데 새로운 팬들을 끌어올 만한 신예 스타도 눈에 띄지 않았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